안녕하세요? 요즘에 설사 때문에 크게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일반적인 설사가 아니라 멀쩡하던 분이 갑자기 물 설사를 하루에도 수차례 하는 건데요. 일명 폭풍 설사죠. 최근에 이 심한 설사로 병원을 찾아오시는 분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설사는 원인이나 나타나는 양상이 다양합니다. 평소에 장이 예민해서 조금만 신경 쓰거나 잘못 먹으면 변이 붉어지고 만성적으로 설사하는 분들도 있으실 거예요. 이렇게 만성 설사를 하는 경우에도 각종 미네랄이나 또 필요한 영양소 흡수가 제대로 안 되기 때문에 방치하시면 안 되고 원인에 따른 치료를 제대로 받으셔야 합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드리려고 하는 급성 설사는 만성 설사와는 다르게 여러분들이 당황해서 잘못 처치하면 굉장히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주의 사항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그래서 요즘 왜 이렇게 토하고 또 갑자기 설사하는 분들이 많아졌는가 봤더니 생물 드시는 분들이 많아져서인 것 같아요. 굴의 계절이기도 하고 또 김장철이잖아요. 그래서 갓 담근 김치 쭉 찢어서 침 넘어가는데 수육 삶아서 시원한 생물까지 딱 얹어서 먹으면 사실 너무 맛있습니다. 그런데 추울 때 생굴이나 날 음식을 통해서 우리 몸에 쉽게 침투해 들어오는 것이 노로바이러스입니다. 노로바이러스는 기온이 낮은 11월에서 2월 사이에 세력이 강력해지는데요 생굴뿐만 아니라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물이나 다른 음식들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감염될 수 있습니다. 증상은 감염 후에 바로 나타나기보다는 약 한 12시간에서 48시간 잠복기를 거친 후에 갑자기 매슥거리면서 토하고 하루에도 수차례씩 물설사를 쫙쫙하는 증상이 생기게 되는데요. 이렇게 폭풍 설사를 할 때 여러분이 절대 하면 안 되는 것 세 가지가 있으니까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1. 함부로 지사제를 먹으면 안 된다.
첫 번째는 지사제를 함부로 드시면 안 돼요. 갑자기 너무 설사를 하니까 멈추게 하려고 집에 상비약으로 가지고 있던 뭐 정0환 같은 약이나 약국에서 지사제 사서 드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주의하셔야 합니다.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으로 인해서 급성 설사를 하는 것은 우리 몸에서 세균과 독소를 몸 밖으로 배출하려고 하는 자정 작용이라고 할 수가 있어요. 그래서 초기에 무턱대고 지사제를 써서 설사를 막아버리면, 위장관을 통해서 빠져나가야 할 균과 독소들이 배출되지 못해서 회복을 오히려 늦추거나, 오히려 균이 혈액 속으로 타고 들어가서 몸이 아주 약했던 분이라면 패혈증까지도 일으킬 수가 있습니다.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설사와 구토는 며칠이 지나면 그냥 자연적으로 회복이 됩니다. 그래서 조금 괴롭더라도 초기에 급성 설사는 무조건 막지 말고 경과를 지켜봐야 하는 것이고요. 그런데 구토는 좀 달라요. 구토도 설사처럼 독소를 몸 밖으로 내보내기 위한 우리 몸의 방어 기전이라고 할 수가 있는데, 구토를 계속하면 그 과정에서 위산하고 쓴 물이 올라오고, 이때 이 식도와 목 부분 구강 점막을 훑으면서 염증성 손상을 일으킨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 구토할 때는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느낌이 들 만큼 압을 올라서 눈의 혈관과 뇌혈관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렇게 위로 토하고 아래로 설사하는 상황에서는 탈수가 되지 않도록 수분 섭취를 잘해야 하는데, 물만 먹어도 토한다면 어찌할 방법이 없죠. 그렇기 때문에 구토 같은 증상은 병원에서 진정시키는 주사를 맞고 빨리 가라앉히는 것이 좋습니다.
2. 무조건 맹물을 많이 마시면 안 된다.
심한 폭풍 설사를 할 때 절대 하면 안 되는 것 두 번째는, 설사를 한다고 맹물을 무조건 많이 드시면 안 돼요.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사람이 수차례 토하고 설사를 하면 이렇게 탈수가 되는데 이때 가장 무서운 것이 전해질 불균형입니다. 우리 몸속에서 물이 빠져나갈 때 나트륨, 염소, 칼륨 같이 물에 녹아 있던 전해질들이 같이 빠져나오는데, 이러한 전해질들은 우리 몸에서 심장 근육을 조절하고 생명 활동을 유지하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균형이 깨져버리면 위급한 상황이 생길 수가 있습니다. 특히 몸이 약한 어르신들이나 당뇨병, 심장병, 콩팥 질환이 있는 분들은 탈수가 아주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가 있는데요. 탈수가 생기면 나타나는 증상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입이 심하게 마르면서 호흡이 빨라지고, 심박동이 불규칙해지고, 또 양쪽 발가락이나 다리에 어떤 쥐가 나는 느낌이나 마비감, 경련이 생기거나 혈압이 갑자기 뚝 떨어지면서 쇼크 상태에 빠질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탈수가 급작스럽게 진행되는 상태에서 무작정 맹물을 들이켜면 물만 들어오고 전해질은 안 들어오니까 혈중 전해질 농도가 더 떨어질 수가 있겠죠. 이렇게 되면 우리 몸에서는 전해질 농도를 맞추기 위해서 보상 기전으로 소변으로 수분을 배출시키려고 합니다. 이것을 자발적 탈수라고 합니다. 그래서 물을 마시면 마실수록 더 탈수가 진행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될 수가 있는 거죠. 그래서 연세가 있거나 여러 가지 기저질환이 있는 분들이 극심한 설사를 한다면 바로 병원으로 찾아가셔서 전해질 교정을 위한 처방이나 수액을 맞으셔야 하고요. 맹물보다는 전해질 보충을 돕는 이온 음료를 집에서 만들어서 식취하시면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수액까지는 맞을 필요가 없는 탈수가 심하지 않은 분들도 이렇게 입으로 마시는 일종의 경구용 수액을 만들어서 드시면 되는데요. 만드는 방법은 너무나 간단해요. 물 1L를 끓여서 적당하게 식힌 후에 소금과 꿀을 넣고 저어주면 끝입니다. 소금은 미네랄이 풍부한 천연 소금이면 더 좋고요, 꿀도 하얀 꿀 말고 진짜 천연 벌꿀이면 효과가 제대로 납니다. 만약에 집에 무가당 오렌지 주스가 있다면 1인용 작은 한 병을 같이 넣어주셔도 좋아요. 이렇게 하면 나트륨, 염소, 칼륨 같은 전해질을 보충할 수 있는 이온 음료가 됩니다. 시중에 판매하고 있는 이온 음료들도 있지만 당분 함량이 높고요. 또 각종 첨가물들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사 드시는 것보다는 만들어 드시는 게 더 좋습니다. 집에서 만들어먹는 이온 음료 방법을 알려드렸더니 좋다면서 설사와 다 멎은 후에도 물 대신 계속 드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탈수 상태가 아닌 정상적인 상황에서 이온 음료를 물처럼 마시면 혈중 나트륨과 당분 비율이 올라갈 수가 있기 때문에 건강에 더 해로울 수가 있습니다. 응급 상황일 때만 맹물 대신 드시면 됩니다.
3. 기름진 음식과 차가운 음식은 피하라.
마지막으로 세 번째인데요. 기름진 음식과 차가운 음식은 피하셔야 합니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으로 생긴 급성 설사라면 보통은 하루 이틀 정도면 이 설사가 먹게 되는데, 설사가 먹는 순간 다 나은 게 아니고 이때부터 관리가 정말 중요합니다. 설사를 수십 번 하는 과정에서 장 속에 좋은 균들도 다 빠져나가면서 장 내 세균층이 초토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전멸이죠. 이렇게 되면 면역력도 급격하게 떨어지게 되고요. 장 안에 다시 좋은 균들이 안착해서 자리 잡으면서 장 내 환경이 다시 복구되어야 하는데 이 기간 동안에는 아무래도 각종 세균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에 쉽게 노출될 수가 있습니다. 만약에 항생제를 처방받아서 먹었다면 항생제라는 것이 나쁜 균만 죽이는 게 아니라 유익균들도 같이 사멸시키기 때문에 더욱더 그러해요. 그래서 장 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잘못 먹으면 다시 설사가 나타날 수 있는데 이때 설사를 유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음식이 기름진 국물류예요. 예를 들어 곰탕, 설렁탕, 갈비탕 등에 해당이 되는데 아프고 나면 몸보신을 해야 한다고 일부러 이런 음식을 찾아드시는 분들이 있으세요. 장의 수분 흡수 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기름진 국물류를 섭취할 경우에 흡수를 제대로 못해서 또다시 설사로 이어질 수가 있습니다. 고기를 먹는다면 고기 국물의 형태가 아니라 기름기 없는 그 살코기만 굽지 말고 삶아서 수육이나 장조림으로 소량만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더불어서 차가운 음식도 장 운동성을 많이 떨어뜨려요. 그래서 당분간 물도 꼭 끓여서 드시고요. 차가운 주스나 음료수, 차가운 샐러드, 차가운 과일을 드시는 것에 있어서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결론
오늘 내용 다시 한번 정리하면 노로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인해서 급성 설사를 할 때에는 첫 번째, 지사제를 함부로 먹지 말고 두 번째, 맹물을 무조건 많이 마시지 말고요. 세 번째, 기름진 음식과 차가운 음식을 자제할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급성 장염은 최대한 안 걸리는 게 좋지만 만약 이런 상황이 나 또는 내 주변 사람들에게 생겼다면 오늘 알려드린 세 가지 꼭 기억하시고요. 잘 이겨내셨으면 합니다. 다음에 또 좋은 내용으로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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